| 호남평야의 물줄기, 섬진광역수계와 대아광역수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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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재일 | 2023-06-22 | 관련사업 | 유지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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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평야의 물줄기, 섬진광역수계와 대아광역수계 전북의 서쪽 대부분에 넓게 펼쳐져 있는 곡창지대를 우리는 흔히 호남평야라고 부른다. 이 곳은 전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만경강과 동진강, 두 강변에 넓게 자리하고 있으며, 만경강 유역은 만경평야, 동진강 유역은 김제평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국민 누구나 아는 단어인 ‘새만금’은 바로 ‘萬’頃平野와 ‘金’堤平野의 앞글자를 따서 「새로운 만금평야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데,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으로 평야지가 발달한 대부분 구간이 조석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어서 예로부터 관개시설이 발달하여 왔다. 湖南三湖라고 불리는 김제 벽골제와 정읍의 눌제, 익산의 황등제는 김제평야와 만경평야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는 수자원개발의 결과물인 것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이들 三湖를 저수답의 형태로 보았을 때 삼국~고려시대에 쌀 수확량을 벽골제 261.8t, 눌제 125.8t, 황등제 295.8t으로 추정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호남고고회보, 70권. 64-94, 권정혁, 벽골제·눌제·황등제의 기능 재검토, 2022). 일제강점기에는 식량수탈정책과 맞물려 만경강과 동진강의 직강화 사업과 함께 기존 관개시설의 개수나 변환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호남평야의 농업용수 체계인 섬진광역수계와 대아광역수계가 만들어졌다. 1928년 동진수리조합은 운암제를 준공한 후 벽골제를 김제간선수로로 개조하여 김제평야에 물을 대는 오늘날의 섬진광역수계(운암제-김제간선)라고 하는 용수체계를 만들었다. 동진수리조합의 후신인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에서는 지금도 영농철이 되면 안전영농과 풍년을 기원하는 백파제라는 이름의 통수식을 거행하고 있다. 백파제라는 이름의 기원은 정읍 태인면 낙양리의 비문에 있는 原終是百波에서 유래되었다. 한편 조선시대에 이미 만경평야를 품고 있는 완주, 익산 일원에서는 독주항이라는 인공수로를 통한 관개시설이 삼례 비비정 근방에 있었으며, 일제강점기인 1910년 대간선 수로 개설공사, 1922년 대아저수지 준공, 1937년 경천저수지를 준공하면서 완주군에서 익산을 거쳐 군산 옥구까지 이르는 대아광역수계(대아,경천제-대간선)의 용수체계가 시작되었다. 완주군 고산에서 시작한 대간선 수로의 물줄기가 끝나는 곳은 만경강도 아니고, 서해도 아닌 군산의 옥구저수지이다. 군산 옥구에서는 1914년부터 바다를 막아 간척을 하여 논을 만들고, 이 논에 필요한 물을 가두기 위해 1923년 평지에 제방을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으며, 대간선 수로 말단에서는 옥구 저수지에 물을 채워 넣었다. 완주군 대아·경천 저수지에 모인 물이 60여km를 넘게 달려 100여년 전에는 바다였을 군산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가두어지게 된 것이다. 옥구저수지에 물을 채워넣는 시기는 겨울철로, 다른 지역의 관개수로는 물이 바짝 말라 있을 겨울 내내 대간선 수로에서는 늘 물이 넘실거리게 흘러야만 했다. 요즘에는 금강에서 물이 넘어와 군산뜰을 적시는 용수체계와 병행하여 운영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겨울에 대간선 수로가 넘칠 정도로 물이 찰랑거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시사철 물이 마를 수가 없다. 연이은 가뭄으로 전국이 용수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지금, 문득 대아저수지에 설치되어 있는 석조물의 문구를 떠올려 보게 된다. ‘만불익작불갈(滿不益酌不竭)’, ″가득해도 넘치지 않고 퍼내어도 다하지 않는다″라는 뜻처럼 올해도 대아 광역수계의 수원지인 대아·동상·경천저수지는 평년 수준의 물을 가두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4월25일 경천저수지에서 올 한해 안전영농을 기원하는 호남평야의 대표 통수식을 하였다. 주로 섬진광역수계의 백파제에서 해오던 대표 통수식을 이번에 대아광역수계로 바통을 넘긴 것에는 가뭄이라는 이유도 있으나, 역사적으로 본다면 호남평야의 양대 축인 김제평야와 만경평야에서 번갈아 가며 대표 통수식을 해야 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겠다. 통수식에 모인 이들은 저수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쌀값 폭락이니 신동진 벼 퇴출이니 하는 모든 시름은 뒤로 하고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듯이, 앞으로는 불안한 농심과 급변하는 농업정책 사이에서 간극이 좁혀지고, 농업이 흥하고 농민이 잘사는 풍요로운 농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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