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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지켜낸 이들에게 존경을 담아
  • 작성부서|보은지사
  • 작성자|김은강
  • 등록일|2025-07-15
  • 조회수|547
게재일 2025-05-20 관련사업 전략경영
사이버 홍보 노출 여부 미노출 보도실적 등록 여부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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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낸 이들에게 존경을 담아

 

이 글을 쓰기 전 나는 후배와의 짧은 대화가 떠올랐다. 20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 청렴하고 성실한 선배들이 과소평가 되거나 일을 잘하고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 점점 조직에서 주변화되는 것을 보아왔고 그럴 때마다 나는 누구를 닮고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기준을 잃고 혼란을 겪었기에 이런 내가 어떻게 청렴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있겠냐고 물었다. 듣고 있던 후배는“그러니까 앞으로 바꿔야죠?”라고 말 한다. 여전히 청렴이 혼란스럽지만, 후배의 대답에서 아주 희미한 가능성을 느끼고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청렴이란 주제로!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지옥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승에서는 더 이상 죄가 아닌 불륜이 저승에서는 여전히 죄에 해당하며 이승에서 죗값을 치렀다고 할지라도 저승에서는 그 죄가 사라진 게 아니다. 이승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공소시효 등으로 흐릿해진 죄들도 저승에서는 선명한 죄로 다시 조명된다. 그리고 저승은 전관예우도 통하지 않는다. 과거의 지위, 인맥,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게 오직 그 사람이 살아온 삶만이 평가 기준이 된다. 이 드라마 속 지옥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는 무척 청렴하고 정의로운 곳으로 보였다.

반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승의 현실은 어떠한가? 조직은 청렴해지라고 외치지만, 그 의미는 나에게 갈수록 모호해져만 간다. 청렴은 단지 향응, 접대 또는 돈을 받지 않는 것,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게 청렴의 다가 아니라 조직에서의 청렴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성실히 수행해 성과를 보이며 이 능력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청렴한 사람이다.

 

하지만 실제 조직 내에서는 관계의 유연함, 분위기와의 친화력, 눈에 띄는 존재감이 평가의 기준이 되고 이러한 것들이 청렴보다 우위에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조직은 종종 다른 기준을 들이민다. 성실히 일한 선배보다 인맥관리를 잘한 사람이 더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고 야근보다 회식이, 성과보다 눈도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구조 속에서 진짜 청렴한 사람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정말로 조직에서 원하는 사람이 청렴한 사람이 맞기는 한 걸까?

 

이를 본 후배들은 청렴하고 귀감이 되었던 선배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세평 관리, 인맥 관리의 달인 같은 선배의 길을 택할 것인지? 답은 뻔한 것 같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런데도 조직에서는 청렴해지라고 청렴의 길을 택하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의 현실적인 조직은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을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으로 분류하고 함께 어울리기를 즐기지 않으면 거리감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업무를 원칙대로 하느라 갈등이 생긴 것은 술자리를 갖거나 어울리지 않아 쌓인 오해로 일부 동료들은 그 직원을 적으로 생각해 버리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진다. 그 결과 누군가는 존재감과 융통성이 없고 조직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말하고 이러한 인상은 여러 사람의 말에 스며들어 그것이 그 사람의 세평이 된다.

 

청렴은 눈도장도 단지 인사를 잘하고 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청렴이라고 말할 수 없고 진정한 청렴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알고, 공정한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조직에서 말하는 청렴이 실제로는 사람 간의 친밀도나 감정적 신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정작 청렴하게 일하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고 관계를 잘 다지는 능력이 조직 내에서 더 중요한 가치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렴이 조직의 중심 가치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조직의 청렴도는 단지 부패 척결의 지표가 아니다. 그 조직이 얼마나 공정하고 구성원을 얼마나 존중하며 진정한 실력과 태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

 

또한 청렴한 조직은 단순히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곳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이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곳이어야 한다. 그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가 있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소외되지 않고 존중하는 조직이 청렴한 조직이다.

 

우리 조직이 알아주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견고함을 유지했던 사람들.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언젠가는 조용히 일해도 그들의 노력을 알아봐 주는 청렴한 조직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존재가 빛나고 당당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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